매년 초 Personal OKR을 노션에 정리하고, 상반기 회고와 연말 회고를 4년째 하고 있다.
OKR은 회사에서 분기마다 아래처럼 정하고 있는데, 내 개인 생활에 적용시켜 본 결과 이 방법이 제일 좋은 거 같다.
1. 한 해를 총괄하는 Mission을 정한다.
2. 그 Mission을 하기 위한 Objective를 정한다.
3. 그 Objectives들을 달성하기 위한 각 objective의 Key Results를 정한다.
4. Key Result를 도출하기 위한 Action Item들을 정한다.
https://quantive.com/resources/articles/okr-examples
2023 년 연초에는 <아비투스 - 도리스 메르틴 저> 를 읽고,
- 지식자본: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커리어)
- 심리자본: 어떻게 생각하고, 어디까지 상상하는가 (회복탄력성)
- 신체자본: 어떻게 입고, 걷고, 관리하는가
- 경제자본: 얼마나 가졌는가
- 문화자본: 인생에서 무엇을 즐기는가
이 5가지로 크게 잡고 OKR을 설정했었다.
이 각각에 대해서 과정과 결과는 어땠는지 회고해보고자 한다.
여긴 개발 블로그이고, 회고글에는 항상 개발 외적인 얘기도 많이 들어가서 여기에 이 글을 올리는게 맞나 싶었지만, 아직 적절한 플랫폼을 찾지 못했다.
그래도 너무 사적인 목표와 실행에 대한 회고는 빼고, 그래도 직/간접 적으로 내 개발자 생활에 영향을 주었던 일들은 모아서 회고록을 작성했다.
지식자본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커리어) - 개발자로서, 한 회사의 팀원으로서
2022년 회고 글을 보면
- 복잡한 도메인 /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미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능력
- 확장성 있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sustainable 하고 scalable 한 대규모 시스템 설계 및 개발 능력
- 운영 능력
이 있는 Backend Engineer로서 성장해 나가고 싶다.
고 적었었다.
매일 이 방향성을 상기시키며 산 건 아니지만 목표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참 큰 것 같다. 올해는 회사에서 한 프로젝트의 기획 ~ 개발 ~ 배포 ~ 사용성 테스트 과정 전반에 참여하여 1 cycle을 끝내봤다.
이 한 줄은 정말 많은 의미를 가진다.
- 기획부터 참여하면서 복잡한 도메인 /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미팅을 이끌어 가는게 익숙해졌다.
- 회사에서는 AI 서비스를 한 개만 개발하는게 아니다. ChatGPT만 보더라도 한 플랫폼 내에서 여러 버전의 AI 모델을 지원한다. 이 때 ‘여러 타입과 버전의 AI model을 어떻게 효율적이고, 동적으로 서빙하고, 추론 요청에 대한 응답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것인가’ 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야했다. 또 개발 단계의 문제만이 아니라 운영시에도 AI 분석 요청 처리시 ‘비싼’ GPU 리소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분석 시간과 비용의 trade-off를 잘 따져보며 아키텍쳐 디자인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걸로 확장성 있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sustainable 하고 scalable 한 대규모 시스템 설계 및 개발 능력을 연습한거 같고, 지금도 계속 배워야한다.
- 개발한 서비스가 아직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단계는 아니라 서비스 가용성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을 비교적 적게 한 것 같다. 하지만 MSA로 되어있는 우리 서비스의 관리자 기능 개발을 담당하게 되면서 MSA logging, monitoring 구축 부터 SLO, SLI, SLA에 대해서 고민해보는거 까지 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한 일들은 2024년 부터 더 많아질 거 같다.
1. 커리어 방향성 재정비
하루 8시간의 근무 시간에 출퇴근 시간과 점심시간을 포함하면 거의 10~11시간을 보내는 ‘회사’ 라는 곳은 감히 내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곳이라고 생각해도 무리가 없는 것 같다. 다시 말하면 ‘회사에서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 가고, 여기서 어떤 사람들과 어떤 생각, 말을 하면서 액션을 취하는지가 내 영혼의 일부를 형성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일이 인생의 전부다. 뭐 이런 워라밸 씻나락 까먹는 소리는 아니다.)
그럼 나는 내 영혼과 인생을 잘 가꾸기 위해 내가 이 회사에서 뭘 배울 것인가? 어떤 경험을 할 것인가? 뭘 ‘가져올’ 것인가? (물질적인 것만 말하는게 아니다. 문맥상 무슨 말인지 이해할 거라 생각한다.) 를 생각하면서 행동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올해는 팀리더(YH님)과, 팀원과, 그리고 내 자신과 참 많은 1 on 1을 했다.
어떤 글을 봤는데 '1 on 1 후에 ‘내가 온전히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 생각이 들면 더할 나위가 없다.' 고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질문과 답을 1 on 1 전에 미리 준비 해 갔을 때가 가장 효과가 좋았다.
- 무엇을 열심히 또는 즐겁게 하는지
- 어떤 동기와 보람을 느끼는지
- 싫어하거나 피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 그렇게 생각하게 된 두려움이나 불편함, 좌절감이 무엇인지
- 커리어의 목표는 무엇인지
-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 그래서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경험은 무엇인지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1) 2023년에 내가 해왔던 일과 2) 올해 2024년에 내게 주어지기도 했고, 희망 하기도 하는 커리어 방향성을 Engineering Ladders에 대입해서 정리해보자면
Technology: 기술 스택 및 도구에 대한 지식
Evangelizes: 연구 조사, 개념 증명(POC)을 만들고, 새로운 기술을 팀에 소개합니다.
요즘 관심이 가는 기술은 Rust와 MLOps 이다. 둘 다 지금 우리 회사의 기술 부채를 대폭 줄여줄 것 같다. 우리 팀의 효율성을 높여 줄 기술 스택을 주도적으로 조사하고, 증명하여 도입을 논의해 볼 수 있도록 리드하는 경험을 하고 싶다.
System: 시스템의 소유권 수준
Designs: 중형에서 대형 사이즈의 기능을 기술 부채를 제거하면서 디자인하고 구현합니다
Owns: 프로덕션의 운영 및 모니터링에 대한 책임을 가지며 SLAs 를 알고 있습니다.
System 축에 대해서는 이 둘의 중간 이나 둘 다 잘 하고 싶다. 아직 3년차의 내 연차에 ‘Owns’ 라는 것이 적당한가? 싶기도 하지만,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제 연차에 할 수 있을까요?’는 없는 것 같다. 이런 역량이 지금 우리 서비스와 팀에 필요하고, 해야하는 것이면 해야 한다.
작년 말부터 클라우드 비용 절감에 대해서도 매주 미팅을 진행하며 고민을 하고 action item을 준비해나가고 있다. https://jojoldu.tistory.com/766?category=1207874
People: 팀과의 관계
Supports: 다른 팀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올 해는 회사도, 개인적으로도 참 다사다난 했다. 스타트업이란게 그런 것일 지도 모르겠지만 희노애락의 파도를 직격타로 맞는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육체적, 감정적으로 지치기도 했지만 우리 팀원들은 나를 포함한 몇 명의 팀원들이 잠시 휴직기를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긴 1:1도 서로 해주고, 그래도 우리 잘 해보자고 대규모 배포 후 회고 시간, 티 타임, 컬쳐데이, … 등을 적극적으로 해 나갔다.
올 해 특히 ‘스타트업 혹한기’ 라는 말이 많이 들려왔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올해 우리 팀은 ‘이기는 경험’을 해 왔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이런 힘든 시기에 안정적인 곳을 찾아보라고 할 수 도 있지만, 나는 올해 끝까지 이 소중한 팀원들과 여기서 이 경험을 다 해쳐나간 것이 결과적으로 참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백엔드 팀에서 입사 막내였던 시기를 지나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건 다 팀원들 덕분이다.
코드 리뷰, 개발자 세션에서 지식 공유, 1 on 1이나 티타임 등으로 서로 더 친밀해지고 신뢰 쌓기.. 등 내가 팀을 위해 할 수 있는게 뭘까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 고민하고 싶다.
Process: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참여 수준
이것에 대해서는 참 할 말이 많다. 스타트업 외에 다른 유형의 회사는 다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스타트업의 변화 속도가 정말 빠르다라는 걸 매번 느낀다.
2022년 회고의 <개발팀 내 업무 또는 개발팀과 타팀간의 협업 효율성을 높이기> 에서 2022년에 도입되기 시작한 협엽 process에 대해서 적은 바가 있다. 2023년에는 이 프로세스를 좀 더 견고하게 하고, Improve engineering velocity를 위한 Dev process를 구축하는데 좀 더 힘썼던거 같고, 2023년 12월에는 개발팀 Monorepo를 구축하면서 2024년에도 이를 위해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2024년부터는 step by step으로 task관리 툴(Clickup)으로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더 적극적으로 일원화 하면서 스프린트를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매주 agile관리를 위해 꾸려진 팀원들과 함께 agile 스터디를 한다. 이 스터디를 통해 도출된 좋은 방법론들을 계속해서 우리 개발 프로세스, 문화에 적용시켜 나갈 것이다.
여기서 느낀 게 있는데
1) '첫 시작’ 을 너무 제대로, 정석대로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그 시작이라는 것이 계속 뒤로 미뤄지고, 그 시간 동안 우리는 계속 고통받게 된다. 간단하고 '이게 뭐야' 싶어도 결국 바라보는 목표가 올바르다면, 첫 삽을 빨리 뜨는 것이 낫다. 개발팀 Monorepo도 그랬다. 처음 bazel이니 뭐니 모노레포 관리를 어떻게 할지부터 지레 겁먹다가 미뤄졌던걸 그냥 '더이상 못 참겠어! 일단 commit history 다 유지하면서 repo라도 합치는 것 부터 해보자!' 해서 하루 날 잡고 합친 것이 시작이 되어서 일단 시작을 하고 나니 그 이후부터는 공통의 rule을 정하기에도 오래 걸렸지만 결국 첫 삽을 뜨니까 지금은 점점 안정화 되어 가고 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 가져갈 거라면 신중해야 한다. 처음부터 언제일지 모르는 그 마지막까지 '계속 쓰여야 하는' 것에 해당한다면 그건 시간을 충분히 들여서 논의하고 결정해야하는 것이 맞다.
이 두 가지를 적절히 생각하며 함께 나아가는 법을 배운 한 해 였던거 같다.
Influence: 역할의 영향 범위
Multiple Teams: 당신의 팀 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 영향을 끼칩니다.
오랜 시간동안 내 커리어 방향성을 MLOps까지 확장 하고 싶었고, 2024년에는 이와 관련된 업무를 진행가능한 상황이 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지금보다 더 연구팀과의 협업이 중요해진다.
또한 현재 개발 및 운영중인 서비스에서 Admin기능 등의 운영상에 필요한 기능들의 구현에 대한 업무를 맡게 되면서 BD팀과의 협업도 중요해지게 되었다.
이 글에서 글쓴이는 CTO이신데도 벌써 "벌써부터 실무를 놓기에는 너무 이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계속 했었다고 한다. 나는 3년차인데 키보드에 손 올리는 개발 외에도 점점 개발 일정 산정 등 PM과 얘기하는 시간이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 agile 프로세스 도입에도 책임이 주어지면서 애자일, 매니지먼트.. 이런 쪽을 좀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 스터디를 진행해야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이에 관련된 책들을 읽으려고 한다.
직업인으로서 개발자로 있다보면
하고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ex. Geneva. 거기서도 배울 것은 분명히 있었다. )의 균형과 아이젠하워 매트릭스(Eisenhower Matrix) 들 사이에 ‘지금 내가 해야할 건 뭔지’를 항상 고민하게 된다.
하고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의 간극이 너무 크거나, 중요하진 않지만 급한일을 그냥 툭툭 쳐내기만 하는 개발만 개속 하다보면 회의감부터 번아웃까지 모든 삐그덕댐이 시작되더라.
2023년에 이 상황에서 내가 찾은 해결책은 세 개다.
- 팀리더(YH님)과 1on1을 적극적으로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과 내가 내 커리어를 위해 이 회사에서 하고 싶었던 일이 뭔지 등을 말하지 않고 혼자만 끙끙앓고 있으면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다가 내가 지쳐 나가떨어져버리면, 그게 휴직이든 퇴사의 형태든 나한테도, 나를 믿고 있었던 팀과 회사에도 다 마이너스 일 수 밖에 없다.
- 1on1에서 YH님께서 말씀해주신건데, 하고싶은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의 비율을 6:4, 7:3.. 이렇게 적절히 잘 잡아나간다. 단 반드시 나는 개인인 동시에 ‘팀원’ 이라는 걸 기억해야한다.
- 하기 싫고, 의미를 찾을 수 없을 것만 같던 ‘해야만 하는 일’ 에도 결국 배울건 차고 넘치더라. 해외 업체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일을 맞게 되었을 때, 너무 힘들어서 몰래 울기도 했지만 결국 해외 업체와 tech meeting을 해 본 경험, 서비스를 on-premise환경에서 효율적으로 제공 및 운영하기 위한 고민과 개발 경험, .. 등을 배울 수 있었다.
We don’t hire smart people to tell them what to do. We hire smart people so they can tell us what to do - Steve Jobs
2. 회사 말고, 내가 하고 싶은거
개발자가 처음 엄청 멋있고 매력적으로 보였던 건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에 만국 공용어인 code로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막연하고도 웃기게 이러너 생각을 했던거 같다. ‘나는 여기든 해외든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는 직군이고, 이런 최고의 장점을 살아 생전에는 누릴 것이다.’ 🤓
YH님은 회사 일 뿐만 아니라 인생 선배이자 개발자 선배로서 ‘내가 하고싶은것’ 에 대한 얘기도 많이 해주시는데, 이 중 ‘해외 취업’이나 ‘미국 CS 석/박사 진학’ 등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해주신다.
내년엔 이거에 대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액션을 취할 예정이다.
아래는 개발자라는 직업적인 회고 보다는 개인적인 회고에 가깝다. 개인적인 일이나 생각들이 많아서 이 블로그에는 간단하게만 정리하려고 한다.
심리자본
어떻게 생각하고, 어디까지 상상하는가 (회복탄력성)
작년에 회사에서의 일과 개인적인 일의 분리가 잘 되지 않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하면서(지긋지긋한 완벽주의의 초기 증상이라 해야 할까) comport zone이란걸 알면서도 안주하고, 도전하는 거나 실행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회복탄력성’ 이다. 실패한다고 해서 끝이 아님을 빨리 깨닫고 더 좋아질 것 밖에 남지 않았다는 마음을 빨리 가질 줄 아는 회복 탄력성이 필요했고, 그걸 기르기 위해 노력했다.
1. 완벽주의 걷어내기
완벽주의를 걷어내는 어떤 시스템적인 방법은 아직 찾지 못했다. 하지만 그냥 가장 중요한건 마음가짐인거 같다.
그리고 그 마음가짐을 잡아주는 건 그 마음에게 계속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인거 같다.
그래서 1년 동안 내 마음에게 해주었던 말들을 차곡차곡 모아두었다.
100개의 no가 있으면 그 100개를 빨리 clear하는게 나의 목표다. 빨리 실패하고, 실패가 나의 방향성을 잡아 줄 것이다.
내가 완벽하게 준비되는 때는 절대로 안 오겠구나.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를 던져보는게 나를 준비시켜보는 과정이겠구나. 거절을 받더라도 한다. 굉장히 많은 곳에 지원서를 보냈다. 결국 사람에게는 걸리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 이 말을 진심으로 믿는다. 루틴은 완벽주의에서 완료주의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해준다. - https://youtu.be/Cj_S9oAKU08
김광석 -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떨리거나 긴장될때가 항상 기회이다. 기회를 놓치지말자. - https://jojoldu.tistory.com/740?category=689637
2. 습관과 꾸준함
나와의 약속들을 지키다보면 내가 지킨 약속들이 나를 지킨다. 나와의 약속을 어기면 어길수록 나를 지켜주는 것들이 없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일이든 운동이든 뭔가를 하려고 할 때 두려움의 감정이 생긴다면 그건 내가 자신이 없어서 일 경우가 많다.
나의 약점이고, 재미없고.. 등의 이유로 내 내면은 알고 있지만 외면하고 있는 것들, 하지만 이를 달성한다면 10000% 생산성, 자신감, 가능성의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들을 한다. 그러려면 마치 양치질처럼 하기 싫어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고, 안 하면 찝찝하도록 습관으로 만드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자신감. 을 키우기 위해.
- Notion에 <업무 일지>를 작성해서 회의 진행 방식이든,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든, 개발에서 배운 것이든, 그 무엇이든 일에서 배운 것들을 매일 기록했다.
- Hatbit Tracker를 만들고, 사소해서 잊지 쉽지만 중요한 것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3. 쉬는 것도 잘 해야 한다. 긴 1:1을 통해 일주일간의 휴직을 썼다. 이 일주일 동안 곯아있던 내 마음의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신체자본
어떻게 입고, 걷고, 관리하는가
건강식품을 열심히 챙겨 먹었고, 일주일에 5일은 운동을 갔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회복탄력성이 이전 대학생때같지 않았다.
성시경의 만날텐데 l 박진영 39:46 부터~ 박진영씨가 한 말이 있다.
열심히 살려면 에너지가 필요하고, 올바르게 살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정말 x 100 공감한다.
결국 신체자본(건강한 나)와 심리자본(회복탄력성)은 연결되어있다.
당신의 신체를 가장 소중한 자본으로 대하며 관리해야한다. 순간의 즐거움(술/담배/늦게 자기)에 나의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
문화자본
인생에서 무엇을 즐기는가
1. 책과 영화
지난 2년간 개발서적이나 실용서 위주의 책만 읽었던거 같다. 문학이나 교양 서적을 읽으려고 시도하다가도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내 대화 주제의 폭도 너무 좁아지고, 표현력도 부족해진다는 느낌을 받았고, 어떤 형태의 글을 쓰더라도 bullet point와 list가 들어가는 논리적 글쓰기의 형태로 귀결되어져 가는 걸 느꼈다. 편지를 쓴다고 가정하면 나는 네가 좋아 이유는 1번.~~ 2번. ~~~ 3번. ~~~ 이런 식이라고나 할까..ㅎ
그래서 개발 서적 1권, 개발 외 서적 1권을 병행해서 읽자고 생각했고 그렇게 총 43권의 책을 읽고, 영화를 봤다.
HJ’s Reading Watching List 332eedf8cb9942c59c6648864a5b1fb8.csv
2. 운동
필라테스와 골프를 시작했다.
필라테스는 자세나 건강에 도움이 되었고, 골프는 건강보다는 정신 수양 같이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골프를 배우게 되면서 Done is better than Perfect. 이 말을 진심으로 믿게 되었다. 이게 또 <완벽주의 걷어내기>랑 연결된다.
언젠간 생각해본적이 있다. 왜 불안할까.
이런 말을 보고 뼈를 맞은 것 처럼 아팠다.
그리고 최근에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을 읽었는데.
거기 이런 글이 나온다.
원칙이 없는 완벽주의는 힘이 없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당신이’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완벽주의는 힘을 잃는다. 처음 원칙을 어겼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때를 기억하는가? 아주 작은 원칙이어도 좋다. 당신이 믿어 의심치 않았던 원칙들을 떠올려보아라. 몇 시에 일어나야 한다든가, 옷을 어떤 식으로 입어야 한다든가, 식사하고 두 시간 뒤에 수영장에 가야 한다는 원칙 말이다.
그 원칙을 어겼을 때 맞닥뜨려야 할 결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 순간 당신은 깨달았을 것이다. 그동안 필요 이상으로 원칙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을....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1회" 중에서 마이클 투히그
다 같은 맥락이다. 여기서 ‘원칙’ 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라 쉽게 말해 ‘후지게 해선 안돼. 완벽하게 준비해야해, 그래서 내 마음이 편안과 확신에 가득찬 상태여야 해’ 에 가깝다. (적어도 내 생각에는) 내가 가장 최근에 이 ‘원칙’을 어겼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때를 떠올려보았다.
나는 6개월차 골린이 (골프 어린이)다.
1 ~ 4개월차 때를 생각해보면 대체로 이런 대화들이 오갔다.
“왜 안 돼요?”
“오른손으로 땡기지 말고 왼손으로 밀어요”
“그게 무슨 차이에요..?”
“공이 안 맞아요 ㅠㅠㅠㅠ “
“공을 치진 치는데, 나는 공을 치는게 아니라 그냥 내 채가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에 가까워요”
…
그리고 가장 프로님이 해주신 대답중에 가장 머리가 아픈 건 “말해주긴 하는데 인식하지 말아요. 알긴 알아야 하는데 정답은 아니에요. 어짜피 오늘 말해준 건 내일은 정답이 아니게 돼요” .. 식의 대답이다.
잘 되지 않아 짜증이 났고 그때마다 프로님은 ‘짜증내지 말고~ 언젠간 된다~ 언젠간 잘 돼요’ , ‘내가 가능성을 봤고, 그거면 돼요. 언젠간 분명 잘할거에요’ 했다.
나는 속으로 ‘그걸 프로님이 어떻게 알아요.’ 했다.
인생 절반을 이과에 공대에 문제 해결과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는게 이 주 업무인 개발자로 살면서 이런 모호하고 철학적이고 찰나에 따라 달라지는 답변은 정말 적응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프로님의 말 중에 가장 근본적이고 일관된 것이 있다면 그건
- 일희일비 하지 않는 마음,
-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에게만 집중하는 것,
- 이렇게 성실하고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간 맞겠지 라는 마음,
- 계단식 성장
이다.
도 닦는 것 아니냐고? 나는 골프가 정말 그런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같은 샷이라도 그날의 바람, 잔디 상태에 따라 다르고 하물며 0.1초의 찰나의 손목 돌림에서도 결과는 달라지는게 그 때마다 일희일비 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골프에 완벽이 있을까? 그걸 위해 준비한다는게 있을까? 그리고 그 준비가 가능하긴 할까?
그냥 채념하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의 마음가짐으로 돈이 아까우니 연습하러 나갔고, 나갔으니 그 시간 만큼은 열심히 했다. 그게 다다.
그러다 5개월 차쯤이었나
드라이브를 치다가 그래도 재미있어져서, 공을 치는 소리에 가슴이 뻥 뚤렸다.
선생님이 ‘짜증내지 말고~ 언젠간 된다~ 언젠간 잘 돼요’ 한 그 말이 맞았다. 그리고 일희일비하지 않고 성실히 하는 나를 믿고 ‘언젠간 된다.‘ 라고 느긋이 우직히 하는게 결국 빠른 길이라는 거를 오늘 또 한 번 느꼈다.
나 이렇게 하루하루 그래도 그렇게 게으르지 않게 살다보면…. 2024년도 잘 될거야. 2023년 안녕!